조병화 남남 중

때로 이름을 알고픈 사람이 있다
한동안 간직하고픈 이름이 있다
그러다가
무지개 사라지듯, 하늘에서
그렇게 잊고픈 생각이 있다
3만6천 피이트
태평양 구름 상공 위를
마냥 같이 나르다가
사라진 미소
호놀루루
아로아
하와이안 기타
나른한 살결
따가운 햇빛 가루
속에
오가는 길손
서로 사라지며
때론 이름을 알고픈 사람이 있다
한동안 간직하고픈 이름이 있다
그러다가
세월 사라지듯, 혼자서
그렇게 잊고픈 생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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