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동에 볼 일이 있어 갔다가 출출하고 해서 어디 갈까 고민하다가 예전 가락동에 살 때 자주 다녔던 풍년해장국이 생각나서 기억을 더듬어 찾아가 봤다. 엄마손 뷔폐 – 내가 살 때는 엄마손 백화점 – 근처에 예전 간판 그대로 식당이 장사를 하고 있었다. 15년전에 처음 이 식당에 왔었던 것 같은데 정말 오래 장사를 하고 계셨다.
식당안 분위기나 테이블은 예전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해장국을 시켰는데 역시나 군침이 도는 새빨간 국물, 어지간히 얼큰한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보는 순간 입안에 침이 고여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고기만 우선 발라 먹고, 시뻘건 국물에 밥을 말아서 먹으니 속이 다 뻥 뚤리는 것 같았다. 단지 예전만큼 그리 맵지 않다는 느낌은 좀 받았다. 예전에는 엄첨 매워서 속풀이 하러 왔다가 속버리고 가겠다는 농담도 하곤 했었는데.
한 그릇 다 비우고 나서 우거지랑 국물을 좀 더 달라고 해서 먹었다. 정말 배가 터질것 같았지만, 맛있는걸 보면 자제가 잘 안되는 성격이어서.
벽에는 여전히 여러 손님들이 써 놓은 여러 글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아무쪼록 앞으로도 계속 가게가 잘 되서, 이 맛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